[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아 피오르…가슴 벅찬 눈물이 핑~
아주 먼 옛날 거대한 빙하가 노르웨이를 여행했다. 노르웨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빙하는 곳곳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바로 피오르(fjord) 얘기다. 노르웨이는 이 피오르의 나라다. 빙하가 만들어낸 대협곡이자 웅장하고도 독특한 풍광이 이곳에 집약되어 있다. 그 해안선 길이를 몽땅 이어놓으면 지구 반 바퀴를 돌 수 있다고 한다. 그 유명한 송네 피오르는 길이 127마일 가장 깊은 곳의 수심 4290피트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길고 깊다. 끝없이 이어지는 진초록의 숲 사이 마치 갈고리로 긁어내린 듯 촘촘한 고랑으로 이어진 협곡이 시선을 휘어잡는다. 산꼭대기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리는 폭포는 또 어떻고. 포드네스~만헬러 구간을 항해하는 1시간 10분 정도의 뱃길은 마치 1분처럼 짧게 느껴진다. 카메라에 담는 순간마저 아쉬워 그저 넋 놓고 바라보게 되는 절경이다. 또 게이랑에르 피오르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버킷리스트 1순위로 손꼽는 곳이다. 풍광으로는 으뜸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200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요정의 사다리'라 불리는 꼬불꼬불한 트롤프겐 도로를 따라가다 피오르 중간 즈음에서 만나는 7자매 폭포가 게이랑에르의 최고 명소. 독일 황제는 게이랑에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무려 7번이나 방문했다고 한다. 노르웨이 여행의 화룡점정은 '로맨틱 열차'가 장식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기찻길로 꼽히는 플롬산악열차은 그림 같은 풍경 속을 칙칙폭폭 내달린다. 산등성이를 지날 때마다 까마득한 높이의 폭포들이 포요하듯 물줄기를 토해내고 있다. 그렇게 흘러내린 물은 시내가 되어 협곡 사이를 흐른다. 커다란 바위와 숲 폭포가 한 몸처럼 섞인 산골짜기엔 작고 예쁜 집들이 옹기종기 서 있다. 터널을 지날 때마다 조금 전의 풍경을 압도하는 더 황홀한 장면들이 연이어 펼쳐지는 감동의 연속이다. 쉼 없이 멋진 풍경을 실어 나르던 산악열차는 굉음 앞에 잠시 멈춰 선다. 지금껏 보았던 그 어떤 폭포보다 규모가 큰 폭포가 흘러내린다. 높이만 700피트가 넘는 쵸스 폭포(Kjosfossen)다. 이 장관을 옆에 두고 열차는 10분여간 정차한다. 워낙 수량이 많아 물보라가 하늘을 찌르는데 폭포보다 더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거대한 바위 뒤로 붉은 치마를 두른 요정 훌드라(Huldra 꼬리가 달린 숲의 요정)가 살며시 모습을 드러내는 것. 훌드라로 분한 여인은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며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노르웨이는 한여름에도 녹지 않고 시원한 냉기를 발산하는 '유럽의 푸른 눈' 브릭스달 빙하 유네스코 문화재인 브뤼겐 거리 오페라 하우스 국립 미술관 생로병사를 주제로 조각해놓은 비겔라트 조각공원 등 흥미로운 명소들을 다양하게 품고 있다. 대자연의 경이가 부유하는 노르웨이. 자연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 이곳에서는 결코 과장된 일도 허무맹랑한 말도 아니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피오르 가슴 게이랑에르 피오르 피오르 중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